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솔벗논총

솔벗 한국학 총서 <20> 20세기 초 한국문학에서의 정치서사 연구

  • ISBN

    978-89-423-4063-7

  • 지은이

    노연숙

  • E-mail

    shdustnr@daum.net

  • 펴낸이

    (주)지식산업사

  • 전화

    02)734-1978
    www.jisik.co.kr

  • 비고

요약

이 책은 20세기 초 한국과 중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유통된 정치적인 텍스트를 대상으로 당대에 성행했던 근대문학의 원류가 되는 정치문학의 기원을 살펴보고 있다. 일본과 중국에서 政治小說이라는 용어가 통용되었던 것과 달리, 한국에서는 정치소설이라는 용어가 정착하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문학에서의 정치성은 비단 정치소설뿐만 아니라 역사와 전기는 물론이고 신소설과 풍자 등 모든 서사 양식에 걸쳐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이 책에서는 이 모든 텍스트를 정치서사라 명명한다. 여기서 정치서사는 내셔널리즘에 복무하는 국민 문학의 기원이 되는 양식이다.

19세기 말에 성행한 일본의 정치소설은 20세기 초에 중국과 한국에서 당대의 새로운 문학으로 혹은 기존 문학에 편입할 수 있는 것으로 유포되었다. 이는 중국과 한국이 의도적으로 일본의 당대 문학을 선별하여 수용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것은 자국에 어떠한 텍스트가 필요한지를 알고 있었다는 것이며, 요구된 텍스트가 바로 정치소설이나 정치서사였음을 보여준다. 그것은 두 차례의 전쟁 이후에 벌어진 일본과 중국 그리고 한국 사이의 균열을 시사해주는 것이었다. 서로 다른 정치적 입장이 명확해지면서 일본과 중국 그리고 한국은 상충하기에 이른다.

이러한 거리감은 중국과 한국에서 십여 년 전에 성행했던 일본의 정치적 텍스트에 지속적인 관심을 표명하게 된 이유가 되기도 했다. 일본이 제국이 되기 전 단계는 중국과 한국의 거울이 되기 때문이다. 중국과 한국은 일본을 경계하면서도 적어도 일본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강한 나라가 되기를 열망했다. 그 열망으로 중국은 부패한 청조를 부정하고 자국을 쇄신시킬 수 있는 혁명의 슬로건을 제창했다. 그리고 한국은 자국을 속국으로 전락시킨 敵을 명확히 인지하고 이를 이겨낼 방편으로 민족의 대동단결을 주창했다. 그리고 여기서 민족을 하나로 결집시킬 수 있는 기표가 바로 애국이었다.

이로써 동아시아 삼국간의 결렬된 연대는, 공통의 텍스트를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읽어내는 서로 다른 독법의 시각까지 구축하기에 이른다. 그것은 일본에서 성행한 정치적 텍스트가 중국에서 혁명을 말하는 텍스트로, 한국에서 독립을 말하는 텍스트로 변모하는 양상을 낳았다. 원작의 의도와 상관없이 민족주의라는 블랙홀에 흡수되어 각기 필요로 하는 정치적 입장에 따라 텍스트가 번안되고 수용 독자의 성향에 따라 변용되었던 것이다.

특히 이 시대의 번역 작품이 창작의 전 단계에서 일종의 신종소설 모형으로 기능했다는 점에서, 번역된 텍스트는 창작된 텍스트와 다르지 않거나 깊게 연계되어 있었다. 함의된 주제와 구성 방식의 동일성은 특수한 자국 문학을 규정하고 형성하기에 이르렀다. 이로써 한국에서의 정치서사는 동아시아의 공통된 문맥에 국한될 수 없는 정치적인 사정에 따라 한국문학만의 특성을 구축하게 되었다.


목차

책을 내면서

Ⅰ. 서론

1. 연구사 검토 및 문제 제기

2. 연구의 시각 및 연구 방법론

Ⅱ. 20세기 초 정치의 각축장과 정치적인 텍스트

1. ‘문학적인 텍스트’와 문학 행위의 의미

1.1. 역사와 경합하는 문학적인 텍스트의 등장

1.2. 내셔널리즘과 결합한 국민국가의 문학

2. 장르의 재편성, 역사에서 정치소설로의 전환

2.1. 정치의 도입과 정치소설의 수용

2.2. 역사를 차용한 정치소설의 출현

Ⅲ. 정치적 행위와 다시쓰기, 번역 문학의 정치성

1. 정치적 행위인 번역과 국가를 구축하는 글쓰기

1.1. 동양의 번역 사정과 정치적인 텍스트

1.2. 세계문학의 수용과 국민국가 창출의 문학

2. 발화될 수 없는 기표와 번역의 불가능성

2.1. 동일한 정치적 사건과 인물 재현 방식의 낙차

2.2. 재현될 수 없는 사건과 윤리적인 번역

Ⅳ. 文士의 정치적 행위와 정치적 상상의 한계

1. ‘근대의 博物誌’를 편찬하는 정치적 文士의 시대

1.1. 국권 획득에 대한 과잉과 道義의 결핍

1.2. 합법적인 정치적 행위로서 전쟁과 혁명

2. 정치적 사건을 둘러싼 인물과 단체와 매체의 등장과 소멸

2.1. 정치적 실천과 인물 ․ 단체 ․ 매체

2.2. 정치적 상상과 상상된 세계의 실현불가능성

Ⅴ. 결론

참고문헌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