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8-89-423-1112-5
배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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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소멸과 형성의 관점에서 ‘ㅎ’-말음 어간의 재구조화 과정을 고찰한 연구이다. 국어의 ‘ㅎ’-말음 어간은 체언의 경우 어간 말음 ‘ㅎ’이 소멸되면서 좀 더 단순한 어간 말음을 갖게 되었다. 반면 용언의 경우에는 본래 ‘ㅎ’ 말음이 아니었던 어형들이 음변화나 화자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ㅎ’-말음 어간으로 새롭게 형성된 것이다. 이들 ‘ㅎ’-말음 어간의 재구조화 동인과 과정을 살펴보는 것이 이 책의 주된 관심사이다. 이것을 위해 구체적으로 다음의 세 가지 유형에 논의의 초점을 맞추었다.
1. ‘ㅎ’-말음 체언이 ‘ㅎ’을 상실하여 재구조화를 겪게 된 과정과 동인은 무엇인가?
2. 본래 말음이 ‘-’에 기원하는 ‘만-, 아니-, 슬-, 올-’ 등이 각각 ‘많-, 않-, 싫-, 옳-’ 등으로 재구조화를 겪게 된 과정과 동인은 무엇인가? 그리고 이들의 재구조화 과정에서 드러나는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인가?
3. 본래 ‘ㅎ’-어간말 자음군이 아니었던 중세국어의 ‘긏-, 듧-’이 ‘-, 뚫-’로 재구조화된 과정과 동인은 무엇인가? 그리고 이들의 재구조화 과정에서 중요한 음운론적 과정은 무엇인가?
‘ㅎ’-말음 체언은 ‘ㅎ’을 어간 말음으로 가지고 있었지만 통시적으로 ‘ㅎ’을 상실하였고, ‘, ᄚ’어간말 자음군들은 ‘ㅎ’이 어간 말음이 아니었지만 통시적으로 ‘ㅎ’을 갖게 되는 과정을 거쳤다. 이들 재구조화의 동인과 과정을 밝히는 것이 이 책의 주된 목적이다.
재구조화는 ‘어간 형태소의 기저형의 변화’를 말하는데, 재구조화를 판단하는 데에는 ‘패러다임’이 중요하다. 그리고 재구조화의 유형은 ‘음운론적 요인에 따른 재구조화’와 ‘비음운론적인 요인에 따른 재구조화’로 나눌 수 있다. 국어에서 재구조화는 단계성을 갖는데, ‘공존-일반화’라는 과정을 거쳐 재구조화가 점진적으로 이루어지며 이러한 유형에는 ‘쌍형어’와 ‘복수 기저형’ 등이 있었다.
‘ㅎ’-말음 체언 소멸 과정에서 드러나는 재구조화는 기존의 ‘ㅎ’-탈락으로는 설명할 수 없음을 살펴보았다. ‘ㅎ’-말음 체언은 일시에 재구조화된 것이 아니고 ‘ㅎ’에 선행하는 음이 무엇이냐에 따라 달리 재구조화 과정을 겪은 것이다. 이 가운데에서 ‘ㄹ’-선행 어형이 가장 먼저 재구조화를 겪었고, ‘ㄴ’-선행 어형과 ‘모음선행 어형’ 순으로 재구조화를 겪었음을 보았다. 또, 뒤에 오는 어미에 따라서도 재구조화 과정에 차이가 있는데, 자음 어미, 매개모음 어미, 모음 어미 순으로 ‘ㅎ’이 탈락함을 알 수 있다.
‘ㅎ’-말음 체언의 재구조화 원인은 ‘ㅎ’-탈락, 즉, 음운 변화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없다. 이들의 재구조화는 패러다임 속의 교체형을 단일화시켜 기억 부담량을 줄이고자 하는 화자의 의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즉, ‘하’의 경우 /하/이라는 교체형에 이끌려 결국 ‘하’의 교체 환경에까지 교체형 /하/로 나타나 ‘하’이 소멸된 것이다.
현대국어의 ‘ㅎ’-말음 어간말 자음군 가운데 ‘많-’, ‘옳-’, ‘싫-’ 등은 기원적으로 어기에 ‘--’가 결합된 어형이다. 이들 ‘-’에 기원하는 어간말 자음군의 재구조화는 ‘·’탈락이 1차적인 원인이 되고, 이 형태를 단일화하려는 화자의 노력에 의해 2차적인 재구조화를 겪어 결국 어간말 자음군의 형태로 재구조화된 것이다.
현대국어의 ‘ㅎ’-말음 어간말 자음군 가운데 ‘끊-’[斷]과 ‘뚫-’[穿] 등의 재구조화 과정은 매우 복잡한 양상을 보여 준다. ‘끊-’의 경우, 17세기 초기에 새로운 어형 ‘근ㅊ-’가 나타나는데, 이는 ‘긏-’과 ‘그치-’에 모음 어미가 올 때의 활용형 ‘그처’와 ‘그쳐’가 구개음화로 동음충돌을 겪게 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16세기부터 있었던 ‘ㄴ’-첨가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았다. 17세기 후기에는 ‘-’이 출현하는데, 이는 ‘처’를 ‘ㅈ-’로 화자가 재분석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어형이다.
‘뚫-’의 중세국어 어형은 ‘-인데, ‘-’이 ‘-’로 재구조화를 겪은 이유는, ‘러, 르면’ 등과 같이 ‘w’ 탈락을 겪은 어형을 19세기 국어에 왕성하였던 ‘ㅎ’-탈락 결과 화자의 재분석으로 본래 ‘ㅎ’이 어간 말음으로 존재하였고 유성음 사이에서 탈락한 것으로 해석한 것이다. 그리하여 자음 어미가 올 때 ‘코’나 ‘티’와 같은 활용형이 나타나고, 이 때문에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자음 어미에까지 ‘ᄚ’으로 바뀐 것은 자음군 단순화가 이루어진 뒤에 완성되었다.
1. 서론
1.1. 연구 목적
1.2. 연구 방법
1.3. 연구사
1.4. 논의의 구성
2. 어간 재구조화와 관련된 이론적 논의
2.1. 재구조화의 개념
2.2. 패러다임의 성격
2.3. 형성 과정상의 재구조화 유형
2.4. 재구조화의 어휘부 등재 양상
2.5. 재구조화의 단계성
3. 평준화에 의한 ‘ㅎ’-말음 체언의 소멸
3.1. 문제 제기
3.2. ‘ㅎ’- 말음 체언의 공시적 기술
3.3. ‘ㅎ’-말음 체언과 관련 음운 현상
3.4. ‘ㅎ’-말음 체언의 재구조화 양상
3.5. ‘ㅎ’-말음 체언의 재구조화의 원인과 과정
3.5.1. 〈행실도〉류에 나타난 ‘ㅎ’-탈락의 점진성
3.5.2. ‘ㅎ’-말음 체언의 재구조화의 원인과 과정
4. ‘·’탈락에 의한 /Xㅎ/ 말음 어간 형성
4.1. 문제 제기
4.2. //자음군의 형성 과정
4.2.1. ‘많-’[多]의 형성
4.2.2. ‘않-’[不]의 형성
4.3. /ᄚ/자음군의 형성 과정
4.3.1. ‘싫-’[厭]의 형성
4.3.2. ‘옳-’[是]의 형성
4.4. ‘X-’어간의 재구조화의 원인과 방향성
5. 재분석에 의한 /Xㅎ/ 말음 어간의 형성
5.1. ‘-’[斷]의 형성
5.1.1. ‘긏-’과 ‘그치-’의 분포와 공시적 기술
5.1.2. ‘긏-’과 ‘그치-’의 관계
5.1.3. ‘긏-’의 재구조화와 ‘-’의 형성
5.2. ‘-’[穿]의 형성
5.2.1. ‘듧-’의 공시적 기술과 변화의 방향
5.2.2. ‘듧-’의 재구조화의 과정과 원인
6. 결론
참고문헌